최근에 A작가의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그의 책은 "나"로 시작해서 "나"로 끝난다. 근데 그렇다고 그 사람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영화를 보았는데, A작가의 책과 정반대의 것을 하고 싶어하는 듯한 그런 영화였다. 하지만 나는 둘 다 좋다고 생각했다. B감독은 사적인 것과 역사적인 것을 교차시키다가 결국 그 경계가 사라지는 느낌의 영화를 만든다. 사적인 나가 존재할 수 있나 그런 느낌. A작가의 책에서 너무 사적이고 자아가 흘러넘쳐도 그건 그것대로 또 흥미롭다. 그렇게 쓰는 사람도 있는 것이고, 저렇게 영화 만드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싫으면 안 읽으면 된다. 싫은데 어떤 책을 굳이굳이 읽으며 자신을 괴롭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말고도 괴로운 일들은 많다. 그 둘 중에 무엇이 더 좋은 접근법 따지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보다 자기에게 그게 좋은지 안 좋은지. 그 취향을 토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아무리 똑같이 배끼려고 해도 결국은 본인의 특징이 묘하게 들어 나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