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침대에 누워 있다. 다음 주에는 기온이 0도까지 내려 간다고 한다. 낮잠을 자려고, 분명 졸려서 누웠는데, 잠은 안 오고 생각만 했다. 문득 얼마 전에 본 장면이 생각난다. 어떤 여성이 영화를 만든 사람에게, 아시아 여성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백인 여성의 등장이 꼭 필요했나요? 이런 식으로 물었는데, 영화 만든 사람이 "나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뿐 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했다. 그리고 "그게 무책임한 이야기 일 수 있습니다.." 라고도 했다. 그 사람은 그렇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뿐입니다..."
사실 나도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영화나 다른 분야에서도 비슷하겠지만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했다고 하면 할 말이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 하지만, 저렇게 "내가 하고 싶은대로 했을 뿐 입니다.." 라는 대답이 그렇게 멋있어 보이지 않는 건 왜일까. 아마도 그 사람의 위치 때문인 것 같다. 또 그 사람이 남성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 특히 저 질문을 한 사람은 여성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물론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했을지라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작업이 끝난 뒤에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야 다른 가능성들이 생기겠지. 이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저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면서 생각해보는 것 말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겠지만 어떤 지점에서 여러 가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여러 선택지를 감각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