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왔다. 집에 오니 집의 구조가 바뀌어 있었는데, 나는 바뀐 지점에서 구조를 한 번 더 바꾸었다. 어떤 가구는 전에 있던 자리로 돌아가고, 어떤 가구는 자리가 아예 바뀌었다. 사실 이 자리가 내 마음에 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이렇게 일기를 쓰는 건 그래도 내 정신이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증거이다. 왜냐하면 나는 방금 전까지 어떤 일로 인해, 거의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일기를 쓴다는 것이 내가 그렇게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증거이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냥 내가 반복하고 반복하는 일들. 조금씩 다르게. 전혀 다른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에 휩싸이고, 이 실수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반복될 것이며, 그 실수로 인해 나에게 악영향이 큰데, 그런 실수를 막을 수가 없으리라는 느낌.
핵심은 내가 내 멋대로 하면서 내가 가진 것들을 하나씩 잃어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오늘은 그냥 이렇게 일기를 쓰는 것으로 만족하자. 내가 그렇게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