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0일 토요일

2월 10일

 집에 왔다. 집에 오니 집의 구조가 바뀌어 있었는데, 나는 바뀐 지점에서 구조를 한 번 더 바꾸었다. 어떤 가구는 전에 있던 자리로 돌아가고, 어떤 가구는 자리가 아예 바뀌었다. 사실 이 자리가 내 마음에 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이렇게 일기를 쓰는 건 그래도 내 정신이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증거이다. 왜냐하면 나는 방금 전까지 어떤 일로 인해, 거의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일기를 쓴다는 것이 내가 그렇게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증거이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냥 내가 반복하고 반복하는 일들. 조금씩 다르게. 전혀 다른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에 휩싸이고, 이 실수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반복될 것이며, 그 실수로 인해 나에게 악영향이 큰데, 그런 실수를 막을 수가 없으리라는 느낌. 

핵심은 내가 내 멋대로 하면서 내가 가진 것들을 하나씩 잃어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오늘은 그냥 이렇게 일기를 쓰는 것으로 만족하자. 내가 그렇게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면서 말이다.


6월 4일

  이 도시에서, 아니 여기서 매일 듣는 소리 중의 하나는 교회의 종소리다. 어떤 때는 종소리가 나는 구나, 의식을 하게 되고 어떤 때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종소리를 들으면서 잠에서 깨는 일요일에는, 일요일에는 종소리가 조금 일찍, 10시가 되기 전에...